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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 연구자료] 김종량, 2002. 대학 사회봉사의 회고와 전망
대사협 조회수:4449
2011-01-07 15:21:30

::: 대학 사회봉사의 회고와 전망 :::
  김종량 (한양대 총장)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는 세계화와 IT혁명의 시대는 한국 사회에 엄청난 변화와 개혁을 몰고 왔다. 국내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변혁의 바람이 몰아치면서 대학도 국내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처, 적응하지 않고서는 생존하기조차 어려울 만큼의 혹독한 압력을 받아 왔다. 대학 사회봉사교육은 1995년부터 한양대 등 일부 대학에서 교과로 개설되었으며 몇 년 안 되는 아주 짧은 기간에 대학 교육개혁의 분위기 조성에 일조 했고, 나아가 사회 전반에 자원봉사의 활성화를 일으키며 사회개혁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였다. 어떻게 보면 대학 사회봉사교육은 나라 안팎에서 소용돌이 쳤던 세기적인 변혁의 시대 상황에서 태동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수년 사이에 전국의 대학에서 정규 교과로 정착된 사회봉사교육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대학을 둘러싼 국내외 외부 환경의 급진적인 변혁이 갖다 준 불가피하면서도 매우 당연한 대응책이었다고 볼 수 있다. 돌이켜보면 대학 사회봉사교육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되었던 지난 수년의 기간은 대학 사회봉사를 확대, 발전시키는 무수한 상황들을 잉태시켜 놓았다. 한편으로는 심각한 사회문제와 사회위기가 겉잡을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확대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시민의 ‘삶의 질’에 대한 강력한 요구와 시민사회 운동이 급진전되었다. 이런 가운데 ’97년 말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전대미문의 대량 실업과 빈곤의 확대로 위기 상황에 봉착하였고, 빈곤층의 생계보장이 절실한 사회안전망 문제로 부각되었다. 또 세계화 등의 급진적인 변화의 그늘에는 계층간 빈부격차 문제가 심화되었고,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정보 빈곤’과 ‘디지털 디바이드’ 문제가 새로운 빈부격차 문제로 부상하였다. 사회 전반에 걸쳐 노인, 여성, 아동의 인권,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등 소외층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인권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가 꾸준히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이런 사회문제의 확대 심화와는 다른 측면에서, 일반 시민의 ‘삶의 질’에 대한 높은 관심과 시민사회 공동체 운동이 도도한 사회 추세를 이루었다. 여기에 대학 사회봉사와 각계각층의 자원봉사 운동을 원동력으로 하는 사회개혁 운동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중산층의 경제 생활이 크게 향상되면서 건강과 환경 등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이에 따라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사회문제의 해결과 소외층 보호 등의 ‘더불어 사는 공동체 운동’이 잔잔히 확대되었다. 특히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대학생뿐 아니라 주부, 직장인, 정년퇴직자를 회원과 자원봉사자로 참여시켜 전국적으로 시민사회운동을 확대해 갔다. 한편 대학 내부로 관심을 바꿔 보더라도 추세는 대학의 사회봉사를 더욱 강력히 요청하는 변화 요인들이 즐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대학마다 앞다투어 사회봉사를 필수 혹은 선택 과목으로 도입해서 사회봉사교육의 제도화 기틀을 마련했던 사실을 꼽을 수 있다. 1996년 대학 총장들이 직접 나서서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를 창설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결과, 지금은 전국 대학에 사회봉사교육이 정착되어 있다. 뒤이어 대학입시정책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 학생 봉사활동을 입시에 반영하였고, 한양대, 이화여대 등 많은 대학들이 사회봉사 특별전형을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고교 봉사활동이 점차 활성화, 내실화됨으로써 새로운 교육 풍토가 조성된 것도 큰 수확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대학 문화가 변화되고 있는 추세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정치운동 중심의 학생회가 이제 지역사회봉사와 학생복지를 중시하는 학생회로 변모되는 추세에 있고, 동아리 활동 또한 단순한 취미와 특기 위주의 활동을 넘어서 이제는 봉사활동을 주요 활동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 있으며, 또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층 옹호를 위한 사회봉사 동아리들도 하나 둘 늘고 있다. 대학 사회봉사는 특히 사회 전반에 자원봉사 운동을 선도하는 두드러진 역할을 해냈다. 1990년대 초 5% 수준에 불과했던 한국 자원봉사 인구가 지금은 14% 수준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대학이 ’95년에 처음 시작한 사회봉사교육은 바로 이듬해에 중·고교 사회봉사를 탄생시켰고, 거의 같은 시기에 직장인 자원봉사 운동이 기업마다 확대되는 연쇄 반응이 일어났다. 직장인 연수교육, 신입사원교육, 고시합격자 연수, 공무원 연수 등 사회 각계의 연수와 교육마다 자원봉사가 단골 메뉴로 자리잡혀 갔다. 이 같은 민간 주도의 자원봉사 운동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전국 시도, 시군구에 자원봉사센터의 설치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행정 및 재정지원에 나섰다. 나아가 시민사회 일반에서도 자원봉사 운동이 크게 활성화되었는데, 최근 우리 사회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무수한 시민운동도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 시민이 자원봉사자로 대거 참여하면서 크게 확대된 것이다. 또 지난 2001년은 UN이 정한 ‘세계자원봉사자의 해’로 한국 자원봉사 운동이 글로벌 자원봉사 운동과 보조를 맞추어 성장하였다. 더군다나 금년에는 2002 월드컵 축구대회가 개최되면서 자원봉사자의 힘으로 지구촌 축제를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Ⅱ. 대학 사회봉사와 시민사회 교육 대학 사회봉사교육의 필요성은 우선적으로 ‘봉사’와 ‘교육’ 양면으로 구분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학생 봉사활동의 사회문제 해결 효과와 다른 한편으로는 봉사활동을 통한 학생 스스로의 경험과 반성이라는 교육 효과, 이 두 가지에 대한 시대적 요청에서 대학 사회봉사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대학이 실질적인 사회봉사기능을 발휘한 것이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사회봉사교육이 ‘봉사학습’(service learning)으로 별칭되는 것처럼 사회봉사교육의 효과는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에게 미치는 학습 효과와 학생 봉사활동으로 인한 소외층과 지역사회에 대한 서비스 효과로 양분된다. 특히 대학은 ‘교육’에 일차적인 목적을 갖고 있으므로 대학 사회봉사의 학습 효과를 우선적으로 중시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학 사회봉사교육은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학습 효과를 목표로 하는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따뜻한 인간미를 갖고 봉사와 희생의 정신을 갖도록 하는 등 경험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 이상의 학습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사회와 국가에 대해, 나아가 지구촌에 대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 있는 시민정신을 실천하도록 하는 교육이며, 이것은 민주시민 교육 혹은 ‘시민사회’(civil society) 교육을 지향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공익의 정신을 실천하며 소외층 권익옹호와 환경보호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무수한 비영리, 비정부 시민사회단체들의 공익 활동을 지원하며, 그곳에서 시민정신을 배우고 행동으로 실천하며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된다. 최근 사회과학에서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는 사회이론 두 가지를 살펴볼 만한데 하나는 서구에서 실천되고 있는 ‘공동체 이론’(communitarianism)으로, 이 이론은 시민의 권리와 의무 사이의 균형을 잡아 주는 사회정책을 중시하며, 자원봉사가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또 다른 이론, ‘사회자본’(social capital) 이론에 따르면 부강한 국가와 건강한 사회는 물적 자본과 인적 자본이 풍부할 뿐 아니라 시민과 주민들 사이의 유대와 신뢰, 네트워킹이 긴밀하게 관계망을 형성하는 공동체, 즉 사회자본이 풍부한 공동체라고 강조한다. 사회자본을 많이 축적하기 위해서는 시민 자원봉사 활동과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을 강화하는 사회발전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대학은 고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4년간 붙잡아 두고 사회 진출을 하기 위한 지식을 전달하는 기초양성소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한때 제기된 바 있었다. 그러나 새 밀레니엄 시대의 대학은 이런 지식양성소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사회에 나아가 자아실현과 사회봉사를 하는 힘과 기술, 그리고 무한한 잠재력을 길러 주는 창의적인 학문의 전당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게끔 되어 있다. 21세기 새로운 시대는 전문지식뿐 아니라 원만한 인간관계와 봉사와 희생의 인간미를 갖춘 인물을 새로운 인재상으로 제시해 준다. 그간 한국 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은 생각해 보면 고등교육을 받은 이른바 사회지도층 혹은 엘리트 계층의 사회적 책임, 즉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문화가 일천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로 볼 수도 있다. 이들 사회 지도층은 한편으로는 사회 발전과 공익에 기여한 노력을 인정받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부정부패 등의 사회문제를 일으켰던 인물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들의 학창시절 교육을 담당했던 대학인들에게는 이런 바람직하지 않은 추세는 심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시민사회 교육의 중요성은 대학생들이 소중한 시간을 내서 자원봉사를 하는 활동을 통해 민주 시민사회와 ‘더불어 사는 공동체’ 건설에 헌신하는 리더로 성장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서구의 시민사회는 일찍이 19세기부터 지식인과 엘리트의 사회적 책임 의식과 행동으로 발전되어,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시민의 참여에 의한 복지공동체가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와 기업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서도 시민사회 단체들이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자생력과 재정적 자립을 갖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지식인과 부유층의 물심 양심의 기여와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시민사회의 급진적인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시민 스스로가 단체를 결성하고 심각한 사회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등 일반 시민들이 참여와 실천의 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시민사회의 성장은 사회문제 해결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며, 세계화와 IT 혁명의 시대에 순응하는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대학은 학생들로 하여금 공익에 기여하는 시민사회의 독특한 역할을 학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NGO)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며 장차 책임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Ⅲ. 사회봉사와 교육과 연구의 통합 이상과 같은 시민사회 교육은 이제 대학의 2대 주요 기능 즉, 교육과 연구에 통합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사회봉사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사회봉사와 교육, 사회봉사와 연구의 기능을 통합시켜 이들 3대 기능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도록 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먼저 사회봉사와 교육, 양자의 관계를 위에서 서술한 시민사회 교육의 사례로 살펴보면, 시민사회 교육을 대학교육에서 반드시 필요한 교양 필수로 고려해 볼 수 있다. 대학생의 시민사회에 대한 이해와 봉사활동을 통한 현실 참여는 글로벌 차원의 동향과 한국 사회의 변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봉사와 교육의 관계를 얘기할 때 이른바 ‘상아탑’ 논쟁이 자주 거론된다. 전통적으로 대학의 별칭이 되어버린 ‘상아탑’이란 국어사전에는 ① 학자들이 조용하게 연구실에 들어앉아 연구에 열중하는 일, ② 예술지상주의자가 속세를 떠나 오로지 고일(高逸)한 학문과 예술 부문에 잠기려는 경지로 풀이되어 있다. 또한 ‘ivory tower’에 대해 영영사전에는 “실천적 문제나 현안 문제에 대한 관심이나 관여를 초연하는 비실천적인, 때로는 도피적인 태도”라고 쓰여 있다.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든 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하든 현실, 현세적 일에 무신경하고 고매한 현학적 이상을 추구하는 교육이 상아탑적 교육이 된다. 교수가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이 같은 이상을 추구하여 고독하고 고매한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교육이다. 이런 시각에서는 대학 사회봉사 기능은 한낱 교수의 권위를 훼손시키는 부질없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학교육의 실용성을 중시하는 학자들은 대학이 가진 상아탑으로서의 위상이 하루빨리 불식되지 않고서는 대학다운 대학으로 발전하기 어렵다고 본다. 즉 대학이 사회발전과 국가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하며 이를 위해 사회봉사기능을 강화시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교수 내용도 현실성이 있고 유용성과 적합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회봉사와 연구, 양자의 관계에서도 학문의 실용성이 특히 강조될 필요가 있다. 자연과학에서는 유전공학, 환경공학 등의 전문연구가 획기적인 실용화를 통해 현대 과학문명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이 같은 동향은 미래학자 다니엘 벨(Daniel Bell)의 얘기대로 “후기 산업사회에서의 주요 기관은 대학이다.”는 이론을 실증적으로 검증해 준다. 벨은 역작 『후기산업사회의 도래』에서 “후기산업사회의 주요 문제는 과학의 조직이며, 주요 기관은 과학의 조직 작업을 수행하는 대학 혹은 연구기관이다.”고 강조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후기산업사회는 인적 자본을 주원천으로 하여 과학에 기초한 산업들이 이끄는 사회로 과학정책과 교육정책이 주된 정치 현안으로 제기되는 사회이며, 여기에서 대학은 연구와 개발(R&D), 전문 교육으로 인적 자본을 제공하고 과학기술 연구와 교육을 전담하는 중추기관으로 국가의 과학정책과 교육정책에 직접적인 자문역할을 수행한다. 이상과 같이 대학의 사회봉사를 교육과 연구 기능에 통합시켜 3대 기능이 밀접히 연계되어 3대 기능 모두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들이 검토될 수 있는가?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양대의 경험을 잠시 소개해 보면, 한양대의 경우 ‘실용학풍’의 추진 정책의 하나로 ’95년 대학 사회봉사를 시작하면서 연간 8천여 명의 학생들이 교양선택 과목으로 실시되는 사회봉사에 참여해 왔다. 복지관, 시민사회단체, 공공기관 등 수십 여 군데의 장소에서 노인, 아동, 장애인, 여성, 청소년,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층과 문제 집단을 대상으로 매학기 3백여 가지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사회봉사에 대한 철학적 이해와 리더십 교육의 필요성이 참여한 학생들의 요구로 표출되면서 ’97년부터 새로운 사회봉사 교과목들이 개설되었다. ‘사회봉사의 철학적 기초’, ‘사회봉사 리더십’ 두 과목이 개설되었다. 또 ’98년에는 시민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교양과목, ‘한국과 세계의 NGO’를 개설하였다. 또한 연구와 관련해서는 ’98년 초에 사회봉사와 시민사회 전문 연구소, 제 3섹터연구소를 개설하였다. 제 3섹터연구소는 무수한 사회봉사와 시민사회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무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우리 사회 자원봉사 운동과 시민사회 운동에 적용시키는 사회 실험을 수행해 왔다. 대표적인 자원봉사 프로젝트로는 ‘기업-대학 사회봉사 파트너십 모델’(1998), ‘고학력 여성의 방과후 아동교육 자원봉사 활동’(1998), ‘월드컵 자원봉사자 사이버교육 프로그램’(1999), ‘청소년선도 멘터 프로그램’(1998∼현재) 등이 수행되었고, 시민사회단체 프로젝트로서 ‘시민사회 리더십 과정’(1998∼1999), ‘국정홍보처 민주공동체 실천사업 평가’(1999∼2001), ‘서울시 시정참여사업 평가’(2000∼현재), ‘한국 시민사회의 발전과 지식인의 역할’(2002) 등이 있다. Ⅳ. 사회봉사의 전공과 학생자치 접목 그렇다고 해서 사회봉사가 교육과 연구에 깊이 스며들 정도로 통합된 것은 아니다. 교육의 경우, 교양 차원을 넘어서 전공 교과에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미국 대학들은 전국 총장들의 사회봉사협의회인 ‘캠퍼스 콤팩트’(Campus Compact)를 통해 사회봉사의 교과 통합 노력을 수년간 지속하고 있다. 기존의 교과에 사회봉사 실습을 포함시키거나 새로운 교과를 개발하고, 담당 교수에게 교수 연수의 기회를 제공하며 연구비와 교과개발비를 지급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연구 분야에서도 대학의 많은 연구소들이 사회봉사 분야를 적절히 접목해서 연구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의료와 간호는 물론, 법학과 경제, 경영학, 사회학, 행정학 등의 사회과학, 환경 관련 자연과학 등 거의 모든 전공들이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한양대의 경우 일부 학과를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교육학, 간호학, 도시공학 등의 학과들이 사회봉사를 교과 실습으로 응용하였다. 연구의 경우 제 3섹터연구소를 중심으로 일부 학과 교수들이 협동연구자로 참여해서 사회봉사와 시민사회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나아가서 대학 사회봉사는 점차 학생자치, 동아리 활동으로 정립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대학에서 진행하는 교양교과와는 별도로 학생회와 동아리들이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실천하는 노력이 차츰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학생회와 동아리 활동은 학생자치 활동이기 때문에 대학이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한다고 해도 자칫 간섭과 개입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도 학생자치에 의해 결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 가지 지원방안이 있다면, 교수의 보다 적극적인 지도 역할을 기대해 보는 것이며, 이를 위해 대학이 행정 및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는 일일 것이다. 아울러 전국 대학 차원에서 보다 긴밀한 공조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와 삼성사회봉사단이 매년 대학생 동아리 봉사활동 프로젝트를 공모받아 지원하고 있는 일은 더욱 확대, 발전되어야 한다. 이 사업에 교수의 참여와 연구활동이 뒷받침되는 노력이 병행되어 내실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Ⅴ. 대학 사회봉사의 과제와 전망 한국 대학의 사회봉사는 그간 교육개혁뿐 아니라 사회개혁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면서 전국적으로 크게 활성화되었다. 우리 사회의 자원봉사 운동이 활성화된 것도 교육 현장에서 사회봉사 교육이 활성화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간 대학생들은 지역사회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까지 달려가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삶의 체험을 통해 스스로를 학습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럼에도 대학 사회봉사는 초기 활성화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으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지 않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활성화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지만 내실화 문제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금의 대학 사회봉사교육은 학생들을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일, 학생들을 봉사활동 기관에 보내주는 일로 그치는 경향이 있다. 이제 새로운 변화를 위한 사회봉사교육의 업그레이드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 첫째는 교육과 연구기능에 사회봉사를 통합시키는 제도화 방안이다. 이는 중장기적인 기획을 갖고 실시해 볼 수 있지만 우선 응용 가능한 일부 학과부터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해 볼 수 있다. 둘째는 사회봉사가 학생회와 동아리 활동의 자치활동으로 지향해 가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학생회와 동아리가 자체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생 리더십 프로그램이 지원될 수 있다면 바람직할 것 같다. 그리고 셋째는 시민사회 교육을 강화하는 일이다. 대학은 시민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시민사회 교육은 앞에서 지적한 교육과 연구의 통합 노력과 병행해서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볼 만한 교육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은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서 이들이 지식인, 엘리트로 성장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문화를 정착해 가길 기대해 본다. 대학이 학생들로 하여금 사회에 진출해서 양심 있는 지식인의 역할, 사회에 대해 책임감이 있는 엘리트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시킬 수는 없는가? 그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가 자유의지에 의해 참여해서 활동하며 스스로를 반성하며 배우는 사회봉사교육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이 남을 돕는 데는 더 인색하다는 지금의 사회적 고정 관념을 깨뜨릴 수 있을 때까지 대학 사회봉사는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식인이 사회공익과 사회개혁에 앞장서며 헌신한다는 새로운 사회 통념이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 사회봉사가 이상과 같은 방향에서 내실화 될 수 있을 때만이 우리 사회자원봉사 운동이 시민의 일상 생활로 자리잡히며 민주공동체 문화가 정립될 수 있는 밝은 전망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게 될 때 자원봉사가 초·중·고교-대학-직장 그리고 퇴직 후 노후생활로 연계되는 일종의 평생 자원봉사 체제가 점차 정착되어 갈 것으로 기대해 본다. 사회봉사교육의 효과는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에게 미치는 학습 효과와 학생 봉사활동으로 인한 소외층과 지역사회에 대한 서비스 효과로 양분된다.대학 사회봉사교육은 사회와 국가에 대해 나아가 지구촌에 대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 있는 시민정신을 실천하도록 하는 교육이며, 이것은 민주시민 교육 혹은 ‘시민사회’ 교육을 지향한다. 한국 대학의 사회봉사는 그간 교육개혁뿐 아니라 사회개혁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면서 전국적으로 크게 활성화되었다. 그럼에도 대학 사회봉사는 초기 활성화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으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지 않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활성화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지만 내실화 문제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대학교육 제 116호 | 2002년 03ㆍ0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