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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 연구자료] 이강현, 2002. 대학 사회봉사에 대한 대학 차원의 적극적 정책과 지침마련
대사협 조회수:3959
2011-01-07 15:21:12

::: 대학 사회봉사에 대한 대학 차원의 적극적 정책과 지침 마련을 … :::
  이강현 ((사)볼런티어21 사무총장)
 

Ⅰ. 들어가며


대학의 3대 기능으로 연구, 교육과 더불어 사회봉사가 알려지고 받아들여진지도 꽤 오래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연구와 교육에 비하여 사회봉사는 덜 중요시되어 왔다. 한양대 사회봉사단 창단 선언문에 보면 “…`… 영·미계 대학들은 사회 발전과 국가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사회봉사’ 기능을 발휘해 왔으나, 우리의 경우 대학교육의 실용화를 통한 사회봉사 기능은 거의 불구 상태”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그러나 거센 시대적 조류의 힘은 그러한 경향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대학 교육의 목적이 ‘직업 교육이냐 인성교육이냐’라는 문제에 관해 ‘정부와 기업이 요구하는 국가 경쟁력 강화 및 무한 경쟁에서의 생존을 위한 연구와 교육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가’ 아니면 ‘시민사회가 강조하는 올바른 교육과 사회봉사를 통한 참여시민 육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가’라는 두 견해가 여전히 긴장 관계에 있지만, 현대의 지역사회가 대학에 거는 역할 기대는 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학이 단순히 학생들을 교육하는 장으로서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공동체에 있어 중추기관이 되기를 바라며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지도적 역할을 할 것이 요청되고 있다. 따라서 사회 문제 해결과 민주주의 강화, 사회 자본 형성 등의 효과를 갖는 사회봉사가 대학의 이념과 사명에 통합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Ⅱ. 대학 사회봉사의 문제점


위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이하 대사협)의 설립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었으며, 설립 6년 만에 거의 모든 대학이 가입하고 가입 대학의 78%에서 사회봉사 과목이 개설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사회봉사 활동이 만족스러운 수준에 못 미치는 요소들이 많은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대사협, 1997). 지적되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으며 그 외에도 많은 문제점, 즉 대학 차원의 재정 및 행정 지원의 부족, 지역사회와의 연계 부족, 법과 제도의 미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첫째, 사회봉사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인식, 홍보가 부족하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도 사회봉사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여 어려운 이웃에 대한 시혜적 차원의 감상적 참여나 학점 인정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참여율이나 만족도면에도 영향을 미쳐 활동의 지속율이나 질적 효과를 떨어뜨린다.


둘째, 대학 내의 사회봉사 지원 정책이 미비하다. 사회봉사가 대학의 이념과 사명에는 들어 있으나 그것을 실현시키는 구체적 방안과 지침이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 사회봉사활동 전담부서를 두어서 운영한다고 하더라도`―`대사협 출범 당시에 비하여 많은 대학들이 전담 부서를 설치하였으나`―`아직도 없는 곳이 많고, 있어도 엉뚱한 부서 내에 있거나 형식적인 설치로 인해 업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미비한 곳이 많다. 또한 전담 인원이 배치되지 않거나 배치되어 있어도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학생과 교수에게 자문하며 대학 당국의 사회봉사 정책에 대한 제안과 평가를 해 줄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하며, 양성하려는 노력조차 없는 실정이다.


셋째, 사회봉사 프로그램과 교육과정(학문)과의 연계가 부족하다. 프로그램 개발을 학생들에게 맡겨 둔 상태이며 학교측이나 학과목에서 개발하는 경우가 드물다. 프로그램 개발이 학문과 연계되는 경우는 주로 사회복지학에서만 볼 수 있다. 최근 대사협 통계(홈페이지)를 보면 전공과 연계된 사회봉사 과목이 개설된 학과는 사회복지학 이외에 소비자 경제학, 법학, 생활관리학, 특수교육학, 가정관리학, 사회체육학, 간호학, 기독교 교육학으로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그나마 소수의 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다.


넷째, 인센티브가 부족하다. 특히 시간에 쫓기는 교수들에게 봉사학습 과목 개발과 학생봉사활동 지도를 위한 인센티브가 부족함으로 인해 사회봉사활동 지도의 준비와 참여면에서 적극성이 결여되고 있다. 또한 취업 준비로 바쁜 학생들에게 실용적인 측면의 인센티브뿐만 아니라 사회봉사의 가치에 기반한 인센티브가 부족하여 많은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학생 자치 조직의 참여와 관심이 부족하다.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줄기찬 투쟁 전통의 계승자로 자처하는 대부분의 총학생회가 사회봉사에 대해 무관심함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곧 대학 당국과 학생회와의 긴장 관계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고, 대학 차원의 사회봉사가 정치성을 배제한다고 보기 때문에 학생회 조직들이 비협조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의 27개 대학의 학생 대표들의 회의에서 발표된 선언(The Wingspread Statement Student Civic Engagement, March 15∼17, 2001, Racine, Wisconsin)에 의하면 정치 참여의 형태를 기존의 제도 정치와 지역사회 봉사(또는 봉사정치)로 분류하고, 지역사회 봉사가 ‘정치에 대한 대안’이 아니라 ‘대안정치’의 한 형태임을 강조하고 있어 대학인의 사회봉사가 현실 세계의 변화를 위한 ‘정치적’인 참여 활동이기도 하다고 의미 부여하고 있다.


Ⅲ. 대학 사회봉사활동 활성화 방안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활성화 방안이 여러 연구 보고나 토론에서 제안되고 있지만 이러한 걸림돌이 해결되고 제거되려면 무엇보다도 최고 경영자인 대학 총장의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사회봉사 활성화에 대해 총장의 의지가 높은 대학이라면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가 중요하다. 여기서 필자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열거하기보다는 전략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다. 우리 대학의 사회봉사 목표와 수준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이 점에 있어서 Campus Compact(미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는 다음과 같은 점진적 발전의 단계를 보여 주고 그에 따른 목표를 수립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초기 단계(introductory)에 있는 대학은 총장의 관심을 유도하고 소수의 관심 있는 교수들이 중심이 되어 실험적 프로젝트 차원의 지역사회 봉사를 실시하고, 중간 단계(intermediate)에 있는 대학은 총장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학의 사명과 정책에 사회봉사에 대한 의지를 반영하여 예산 확보, 교수 인센티브 제공, 봉사학습 과목 개발,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 형성, 학내 봉사센터 설립을 도모한다. 그리고 상당한 발전(advanced-intermediate)을 이룬 대학은 총장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고 주요 단과대학과 상당수의 학과에서 봉사학습 과목을 개발하고 봉사학습을 시민교육 강화에 활용하며, 참여교수와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지역사회와 파트너십을 가진다. 가장 발전한 상태(advanced)의 대학은 총장이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봉사 활동을 장려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거의 모든 단과대학 및 학과에 봉사학습 과목이 개발되고 모든 학생들에게 봉사 학습의 기회가 주어진다. 봉사학습은 대학의 사명과 직접 연계되어 기관, 학생, 교수들에 대한 평가에 반영된다. 대학은 지역사회와 상호호혜적 동반자 관계에 있으며 대학의 다양한 자원들이 동원되어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돕는다. 대학은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 교육을 심화시키고 공공성에 대한 그 영향이 증대되도록 기관과 교수, 학생들의 역량 강화에 힘쓴다.


위와 같은 단계에 비추어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대부분 초기와 중간 단계에 있다. 이제 그 단계에서 더 발전하려면 총장의 의지와 전략, 그리고 추진 주체로서 교수들의 투신이 중요하다. 그 발전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사회봉사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개념을 이해하라. 사회봉사에 대한 잘못된 개념이 대학 내에도 팽배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회봉사를 사회복지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있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도 보았듯이 사회봉사의 영역은 사회복지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주목해야 할 것이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고 시민 학습의 모델이 되는 사회봉사에 대한 폭넓은 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학은 교수들의 사회봉사 인식 제고를 위한 제도 마련과 실천이 시급하며, 특히 사회봉사에 대한 총장의 의지와 인식을 고취할 수 있는 교육과 홍보가 중요하다. 총장이 사회적 사명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서 정책과 지원이 결정되며 스스로의 참여 여부도 판가름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대학 차원의 정책과 지침, 전략적 프로젝트를 가져라. 정책과 지침은 단지 전담부서 설치·운영 이상의 다각적이고도 총체적인 형태의 지원 방안에 관한 체계와 기준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과 대학의 특성을 반영한 대학 차원의 전략적 사회봉사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이것은 대학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상징성을 더욱 부각할 수 있고 지역 주민의 이목을 집중할 수 있으며, 학생들의 인지도와 참여도도 증폭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셋째, 연구 및 학습과 연계하도록 하라. 봉사학습은 실제로 다양한 교과목의 학습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용하다는 점이 외국의 경험에서도 밝혀지고 있다. 교과목을 봉사학습 차원에서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학내 연구소는 물론 학교 바깥의 연구소와도 파트너십 또는 협력 관계를 맺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그 과정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대학의 기능, 교육, 연구, 사회봉사가 서로 다른 것이라기 보다는 상호 깊은 관련을 가지고 ‘유능한 참여시민 육성’이라는 목표 달성에 시너지 효과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봉사학습학회가 설립되고 대회가 개최되고 있으며 다른 나라 대학과의 협력 및 공동 프로젝트가 성행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사회봉사에 대한 교수와 기관(학내 연구소)들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넷째, 교수와 학생들에게 인센티브와 책임을 부여하라. 교수들의 투신은 여건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회봉사 실천에 소요되는 시간과 재원을 아까워하거나 부가적으로 취급하는 풍토, 사회봉사의 책임을 젊은 교수와 강사들에게만 전가하는 불평등 관행과 집단적 책임의식 결여, 지역사회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수에 대한 편견, 맨몸으로 때우거나 자비로 해결하라는 태도, 불충분한 시상과 인정, 특히 승진과 재임용에 반영되지 않음은 대학 사회봉사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들이며 이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는 성적증명서에 사회봉사 경력을 기재하는 것도 한 방안일 것이다. 학생들이 가장 바라는 인정은 취업과 승진, 입학 등에의 반영이며, 실제 반영이 되고 안 되고는 해당 기관 단체에 맡길 일이지만 졸업생이 사회봉사를 얼마나 하고 어떤 사회적 공헌을 한 사람인지 알릴 필요는 있다. 최근 학점 인정이나 장학금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으나, 그밖에도 가치에 기반한 다양한 유인책이 있어야 학생들의 폭넓은 참여를 고취하는 데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


다섯째, 학생 자치 조직과 협력하라. 대학의 지역사회봉사활동은 대학 당국만의 행정력으로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학생 조직이 사회봉사활동의 자생적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에 그들과 협력하며 그들의 활동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대학생자원봉사네트워크 등을 비롯한 학생자치조직이 결성되어 있고, 점점 많은 총학생회도 자원봉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사협은 학생들의 조직을 산하에 두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파트너십 단체로서 인정하고 지원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대학총장 차원의 전국연합조직인 대학사회봉사협의회와 대학생 차원의 전국연합조직(COOL)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1980년대 중반에 거의 동시에 정보 교환, 프로그램 개발, 각종 연합 행사 개최 등을 위하여 이 두 기구가 출범한 이후 자원봉사 참여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났음을 보면 알 수 있다.


Ⅳ. 맺으며


결론적으로 대학 사회봉사의 초점은 ‘참여적인 시민육성’의 차원에 두어져야 하고 그것의 실현에 ‘봉사학습’이라는 매개체가 활용되어 연계가 바르게 이루어질 때, 비로소 시민적 학습(civic learning)의 가치를 발현할 수 있다. 여기에는 대학의 모든 구성 요원들의 이해와 투신, 그리고 행정 및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대학이 사회봉사를 중요하게 여기고 실천하고자 한다면 대학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학생들의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봉사와 봉사학습과 관련해서도 대학의 교과과정이 얼마나 학생들의 시민적 자질과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지, 학생들은 학문과 연계되고 영향을 주고 적절성이 있는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서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는지 등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John W. Gardner가 말했듯이 우리는 지금 정부, 기업, 비영리 조직 등 사회의 모든 부문이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며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고자 노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학도 자체의 인적·물적·기술적 자원들을 ‘민주주의 이상과 공익’이라는 목적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때이다. 하버드 대학 명예총장 데렉 보크의 말처럼 “사회는 공익을 우선하는 사람을 더 많이 필요로 하기에 대학은 그러한 사람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배출할 책임”이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학교육 제 호 | 2002년 09ㆍ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