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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이제 협력체계 구축할 때” [한국대학신문]
관리자 조회수:3395
2016-12-21 13:53:58

"해외봉사, 이제 협력체계 구축할 때"

[대사협 공동기획] 한헌수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장

 

봉사는 지역전문가 양성하는 교육 졸업 뒤 직업선택 연계도 가능
대학생 봉사단 참여는 활발한데 정작 인솔할 교수·직원이 태부족

   
▲ 한헌수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장. (사진= 김태우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김소연 기자] “해외봉사의 협력체계가 구성돼야 한다. 한국국제협력단이나 해외 문화원, 외교부처 등에서 진행되는 해외봉사와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KUCSS, 대사협)가 진행하는 해외봉사가 긴밀하게 연결돼야 교육적인 효과와 봉사의 성과가 커진다. 지금 각 기관이 진행하는 해외봉사에서 정부와 준정부기관의 전위부대 역할과 대사협의 교육봉사기능 등이 적절하게 분배되는 체계 마련이 당면한 과제다.”

한헌수 대사협회장(숭실대 총장)은 8일 오전 숭실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한헌수 회장은 또 “외국의 해외봉사를 살펴보면 대사관이나 공관 등 해외에 설치된 부서와 기관들이 타국의 한 지역에 밀집돼 있다. 그래서 각종 협력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우리나라는 똑같은 나라에서도 기관마다 산재해 있어 물리적인 협력이 어렵다. 해외봉사는 전략적으로 우리 청년들을 해당 지역 전문가로 양성하는 교육훈련의 측면도 있는데 이를 목표로 한 국가와 민간의 협력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사회봉사를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사협은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11월 성대한 대사협 설립 기념식도 개최했다. 본지는 한헌수 협의회장에게 직접 만나 20년간 대학의 사회봉사를 견인해온 대사협의 성과와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 대사협을 이끌어왔는데. 봉사의 교육적인 기능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공동체 의식이다. 봉사를 통해 내가 갖고 있는 재능을 어떻게 나누겠다는 훈련이 된다. 이게 공동체 의식을 길러준다. 단순히 나눔뿐만이 아니라 전문가 교육이 가능하다. 현지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것이다.전문가로서 지역에 대한 안목도 넓히고 그게 향후 직업선택과도 연계될 수 있다. 대학봉사가 다른 일반봉사와 차별이 되는 지점이다.”

- 그간의 성과를 되짚어본다면.
“가장 큰 성과는 대학간 봉사 프로그램을 공유하게 됐다는 점이다. 현재 회원교가 242곳이다. 대사협은 직접 해외봉사를 주관하기도 하지만 각 대학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달하거나 개발된 좋은 프로그램을 확산시키는 역할도 한다. 봉사방식 등 인프라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봉사담당자 교육도 많이 시키고 있고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보다 효과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그간 집짓기나 길정비 등 노력봉사 위주로 진행했던 단기봉사를 뛰어넘어 5개월에 달하는 중기봉사를 시작해 2014년 이래로 420여 명을 파견했다. 중기봉사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려운 개도국에 가서 단기봉사를 하는 것보다 전문적이다. 교육봉사나 유아보호 등 교육을 확대하고 문화를 수출하는 게 중기봉사다. 이런 것은 각 개별대학이 하기 힘들다. 5개월에 걸친 봉사기간을 어느 대학에서 쉽사리 제도화할 수 있겠나. 대사협은 이런 부분에서 대학봉사의 해외파견의 문호를 넓혀왔다.”

- 대학생 봉사활동을 지켜보면서 느낀 게 많았을텐데.
“신기했다. 몹시 무더운 여름에 열흘씩 학생들이 참가해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고 물을 길어오고 하는 봉사들을 하는 모습을 봤다. 내 일이 아닌데 나서서 이런 봉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리고 그 봉사를 참가한 학생들도 소중한 경험으로 여긴다는 게 뿌듯한 일이 아닌가? 또 우리 사회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돌아오는 학생들도 많다. 말 그대로 돈 주고 할 수 없는 경험이다.”

- 인상 깊은 봉사지가 있었다면.
“최근에 탄자니아를 다녀왔다. 수년간 봉사활동을 해서 어느 한 곳만을 꼽기 힘들지만 최근에 다녀온 탄자니아는 인상이 깊었다. 봉사지역의 주소를 찾아가 보면 그냥 허허벌판이다. 집들이 듬성듬성 있는 수준이다. 가는 길도 마땅히 없고 당연히 차량을 이용할 도로도 정비돼 있지 않다. 현지 대사와 함께 찾아갔는데 대사관 관계자들도 위치를 찾지 못할 정도였다. 이렇게 열악한 곳에서 학생들이 나서서 현지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시키고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을 보면서 뭉클했고, 참가학생들도 마음속에 큰 울림을 가져왔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해외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인지 대사협 활동도 해외에 치중됐다는 이미지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국내봉사는 활동비용 소모가 많지 않을 뿐이지 매우 중요하다. 국내봉사도 해외봉사와 유사한데, 아무래도 같은 사회 안을 돌보다보니 공동체 의식 함양에 유익하다. 봉사화동단을 모집해서 이뤄지고 3박 4일 등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치러지는데, 봉사단 내 구성을 보면 서로 많은 것을 느끼는 듯 하다. 같은 지역에 소재한 같은 대학 학생이라면 아무래도 동질성이 높게 마련인데 봉사단에 가보면 구성부터 전혀 그렇지 않고, 그 와중에 또다시 사회 속에서 격차를 지닌 다른 계층을 방문하는 것이니까 느끼는 바가 크다.”

- 국내봉사 발전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지역별로 지역봉사단을 구성했으면 좋겠다. 대학이 연합한 형태로. 지금처럼 서울에서 선발해 전국적으로 파견하는 형태도 유익하지만 각 지역에 시급한 봉사활동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이미 구성된 봉사단이 대사협의 이름을 걸고 봉사하는 것을 조직적으로 구축했으면 한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관주도 봉사단체는 활성화가 안돼 있다. 활동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 여러 비전과 구상이 있는 듯한데. 개인적으로 봉사에 관심을 둔 이유가 있나.
“일제강점기 시절 발생한 디아스포라에 관심이 많았다. 북간도나 러시아 등 각지로 강제이주된 한인들이 많지 않나.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당시엔 이들을 잘 돌보지 못했지만 이제 경제적으로 유복해지고 발전했다면 당연히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해외 한인사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이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또 어려운 현지 한인들을 돕고 하는 게 봉사로 이어졌다.”

- 대사협회장으로서 대학사회의 과제를 지적한다면.
“참여다. 학생들의 봉사는 아주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반면 교수나 직원 등의 참여는 저조하다. 특히 대학평가 등 정책적으로 대학 구성원을 옥죄는 사회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봉사단장으로 초빙할 교수를 찾는 게 어렵다. 자원을 하지 않는다. 사실 교수들 입장에서도 봉사활동이 교원업적평가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이렇게 평가가 강화된 상황에선 기피하는 게 현실적인 선택이긴 하다. 직원들은 인력충원이 안돼 과도한 업무에 허덕이고 있다. 다음은 대학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중기봉사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점을 인정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여 봉사활동을 통한 인성교육이 보편화 될 수 있도록 하는 대학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는 숭실대 등 20여개교만이 학점인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사회 봉사활동의 활성화와 학생들의 학업연속성을 제공해주기 위해서는 대학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 좋은 말씀 잘 들었다. 봉사활동에 대해 독려를 전한다면.
“봉사는 문화의 성숙이다. 봉사의 기본적인 속성은 나눔 아닌가. 육체적인 노동력을 나누기도 하고, 금전적으로 나누기도 한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지금 국내 사회의 나눔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성숙해지고 있다. 재능기부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나. 이런 것들이 더 확산돼 가고 있다. 기업도 사회공헌 등을 주로 내세우고 있고. 이런 것들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개인의 문화적 수준이 성숙해간다는 증거다. 대사협은 향후에도 이런 문화가 더 확산되고 체계를 잡을 수 있도록 대학봉사부터 리드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캄보디아 단기 봉사의 모습.

☞ 대사협 설립 20주년…“더 많은 대학 뜻 모으자”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는 개별 대학이 추진하기 힘든 봉사활동을 회원교들의 연합을 통해 시행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지원한다. 대학들이 봉사지원업무 추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봉사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한다. 현재 242개 대학이 뜻을 모으고 있다.

대사협은 올해로 설립된 지 20주년이 됐다. 대사협의 주요 사업은 크게 해외봉사 사업과 국내봉사 사업으로 구분된다. 해외봉사 사업은 △월드프렌즈 청년 단기 봉사단 파견 △월드프렌즈 청년 중기 봉사단 파견 △대학 자체개발 해외봉사 프로그램 지원이 있다. 국내봉사 사업으로는 △사람, 사랑봉사단(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삼성생명) △농촌재능나눔 대학생 활동 지원사업(한국농어촌공사) △아인슈타인 클래스(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있다.

대사협은 지난달 11일 서울시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과 야외광장에서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설립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기념행사는 설립 20주년 기념식 및 대학연합봉사단 발대식과 대학 사회봉사 박람회, 20주년 사진전 등으로 구성됐다. 기념식에는 기념영상 상영, 감사패 전달, 박람회 참가 우수대학과 대사협 우수직원 시상, 대학생 봉사활동 아이디어 공모전에 입상한 팀들의 수상식이 진행됐다. 발대식은 대사협 운영위원회 위원장 김한겸 교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대학연합봉사단 기 전달 및 학생 대표 선서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특히, 내빈 참석에는 2대 회장을 역임한 이대순 전 경원대(현 가천대)총장, 5대 회장을 역임한 김성수 전 성공회대 총장과 6,7대 회장을 역임한 강희성 호원대 총장까지 역임 회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이대순 전 총장은 대사협이 출범하게 된 배경과 그 뜻을 설명하면서 “30주년에는 더 많은 대학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덕담을 더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삼성생명 후원으로 진행된 대학 사회봉사 박람회는 △남서울대 △동국대 △명지대 △서울대 △서원대학 △순천향대 △신구대학 △안양대 등 8개 대학 부스를 꾸려 해당 대학들의 봉사활동을 소개했다. 이어 ‘사람,사랑봉사단’,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와 유니세프, 월드비전, 세이브더칠드런 3개 NGO단체 등 총 30개부스 이상으로 구성됐다.

이날 대사협 설립 20주년 기념 사진전도 열렸다. ‘따뜻한 손’을 주제로 1997년 한국대학생해외봉사단 파견부터 2016년 월드프렌즈 청년 단기 봉사단 32기까지 단기, 중기 및 국내 사회봉사에 참여한 활동을 소개했다. 대사협은 대사협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국내 및 해외봉사 활동 순간을 현장감 있게 느낄 수 있는 사진 30선을 엄선했다. 기념행사에 참가한 내빈 및 참가자들은 사진을 보면서 그간 대사협의 활동을 확인하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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