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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2017년 34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탄자니아A 하쿠나마탄탄팀 - 단원 곽진희
관리자 조회수:1659
2017-09-08 11:14:05

  탄자니아의 아침은 누구보다 부지런하다. 새벽 5시가 되면 이슬람 사원에서 울려 퍼지는 기도소리에 일어나 눈부시는 햇살을 받으며 매일 아침, 우리가 탄 버스는 신호등도 없는 숨막힐 듯한 교통체증을 뚫고 생 어거스틴 초등학교로 향했다. 매일 아침 수많은 상점과 머리에 물과 과자를 이고 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은 또하나의 재미였다.
생 어거스틴의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아침부터 활기찼다. 어떻게 땋았는지도 신기한 올망졸망 머리를 한 수많은 아이들이 선생님께 혼나는 게 무섭지도 않은 지 신기함과 호기심에 우리를 환호하고 반겨줬다.

수업의 보람을 느끼기에 첫 수업은 무지 떨렸었나 보다.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떻게 진행했는지도 거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빠르게 40분이 지나간 것 같다. 생각나는 건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더 할정도로 열정적이며 나의 작은 몸짓과 목소리 하나에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언제그랬냐는 듯 웃으며 장난치며 처음 본 우리를 좋아했다. 문득 내가 준비해 온 것이 학생들에게 낮은 수준일까봐 걱정하며 매일 밤 더 나은 수업의 질을 위해 끊임없는 회의가 이어졌다. 새벽까지 다음 날 수업준비와 문화교류에 찌들다 보니 쓰러지면 곧장 자버리기 일쑤였다.

에어컨도 없고 컴퓨터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매일 적극적이며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 의지를 보며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였다면 얼마나 불평불만을 늘어놓았을까. 우리가 항상 당연하게 사용하는 색연필을 처음 아는 아이들을 보며 놀랐다. 내가 누리고 있는 많은 혜택들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어쩌면 나혼자 가지는 많은 자원들이 수많은 아이들에게 훨씬 가치있을 것이다.

적응이 되 갈 즈음 빨간 티셔츠를 입은 ‘조이스’ 아이가 말을 걸어 왔다. 그 아이는 우리가 수업에 들어가지 않는 6학년으로 자기 수업에 들어와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수업을 바꿀 수 없었다. 조이스는 대신 자기와 친구를 해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미안한 마음에 체육시간과 틈틈이 시간이 날때 조이스와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흥이 많은 조이스는 탄자니아 춤도 가르쳐 주고 노래도 불러주며 잘 따라하지 못해도 웃고 좋아해줬다. 어느 날은 뛰어와 자기가 좋아하는 팔찌라며 내 팔에 채워주고 가기도 했고, 어느 날은 엄청 큰 사탕을 내밀며 먹으라고 했다. 나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 데 조이스는 그렇게 멀리서온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정말 친구처럼 서스럼없이 챙겨주었다. 그렇게 마지막 날 조이스는 내게 편지와 사진을 건네면서 한국에 돌아가도 나에게는 잊혀질 수 있겠지만 자신은 나를 기억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아무런 기약없는 헤어짐이 너무 아쉽고 속상했다.

그렇게 나의 2주는 지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교육봉사’라는 이름 아래 갔지만 내가 가르친 것 보다 더 많이 배우고 느끼고 경험한 것 같다. 물론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지만 너무 순수하고 예쁜 아이들의 눈을 보며 항상 너무 소중하고, 더 많이 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다시 돌아갈 수 없음에 아쉬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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