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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2017년 34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탄자니아A 하쿠나마탄탄팀 - 단원 최수빈 (공모전 장려상)
관리자 조회수:1749
2017-09-08 11:21:56

우리나라에는‘대2병’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서는 ‘대학에 진학하였으나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야 되는지에 해답을 얻지 못한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라고 ‘대2병’을 설명하고 있다. 탄자니아로 떠나기 전, 나는 딱 대2병에 걸려있었다. 여러 사회적 제약들을 걱정하며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답을 찾지 못한 채, 나의 마음은 항상 조급했다. 따라서 나는 내 삶을 더욱 빡빡하게 조이며 나를 괴롭혔다. 그리고 이 병이 점점 심해지던 와중, 나는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에 지원했다. 지원서에는 누구보다 자신 있게 “나 봉사 잘할 수 있다!”라고 적었지만, 사실 나는 그렇게 자신 있지만은 않았고 그저 이 현실을 잠시 벗어나는 수단으로써 탄자니아로 봉사를 선택했다. 그러나 나는 이 선택을 통해 꿈같은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앞으로의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내가 처음 느낀 탄자니아는 푸르른 하늘과 시원시원하게 뻗어있는 야자수, 그리고 맑은 공기와 약간은 덥지만 쾌청한 날씨로 기억된다. 다시 생각해도 마음이 확 트인다. 또한 사람을 보면 활짝 웃는 얼굴로 맘보를 외치며 반겨주고, ‘Pole Pole’(뽈레뽈레-천천히) 살아가는 사람들. 한국에서 주변을 살피기보다는 오롯이 내 삶에만 집중하기 급급해서 정신없이 살았던 모습과 달리, 이곳에서는 바깥 풍경도 구경하고 두 눈을 마주 보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이곳의 ‘뽈레뽈레’ 문화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대비되어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여유를 갖고 잠시 기다리면 그 일이 더욱 간절하게 여겨지고 따라서 오히려 더욱 열중해서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다르에스살람의 YWCA와 생어거스틴 초등학교에서 교육 봉사를 했는데 이곳의 학생들과 만남을 통해 나는‘꿈’에 대한 희망도 찾을 수 있었다. 다르에스살람은 탄자니아의 실질적인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잦은 정전으로 인해 IT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힘들고, 수업 교구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 만큼 교육 시설이 열악해 마음이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며 매우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했다. 특히 흥미와 직업과 관련한 영어 수업시간에, 다들 ‘나는 ~을 좋아하니까 ~이 될 거에요!’라며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써 내려가던 학생들의 모습이 매우 기억에 남는다. 이 수업을 통해, 여태껏 주어진 환경을 탓하며 나를 제한하고 원하던 꿈에 당당하지 못했던 과거의 나의 모습들을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교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희망을 전해 받을 수 있어 매우 감사한 시간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니 다시 바쁜 일상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더 이상 조급해하기보다는, 마음속에 뽈레뽈레를 되새기려 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자신 있게 도전할 것이다. 또한, 주변 세상을 살피며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나와 같은 걱정을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탄자니아에서 받았던 위로와 희망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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