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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2017년 35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탄자니아A 감탄팀 - 단원 소아연
관리자 조회수:2061
2018-03-15 11:04:53

[행복이라는 말로 다할 수 없지만, 그런 단어들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열흘]

아프리카란 내게 매우 신비로운 대륙이었다. 각각의 나라보다 '아프리카'라는 대륙이 주는 날것의 자연과 배고픈 사람들의 인상이 더욱 또렷하였다. 나는 '빈곤'이라는 주제에 매우 관심이 많고 빈곤퇴치에 내 능력을 쓰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대학생이었고, 언제나 빈곤이라는 화제의 중심에 있는 아프리카라는 대륙에 직접 가보고 싶었다. 그렇게 탄자니아에 가게 되었다.

나는 라오스로 해외봉사를 갔을 때, 내가 아이들에게 지속시켜주고 온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내가 떠나도 아이들에게 무언가 남아 지속할 수 있게끔 하고 싶었다. 그러나 치약 살 돈이 없어 양치질을 하지 않는다는 아이들 앞에 우두커니 서서 양치질을 하면서, 과연 아이들이 이렇게 단기적으로 앉혀놓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 양치질을 할까? 우리가 준 치약과 칫솔을 팔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접기를 해서 비행기를 날리고 손수건을 꾸미는 동안 아이들은 즐거워했지만, 나는 내가 아이들에게 지속시켜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아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단기적인 봉사에서 무언가를 효과적으로 지속시켜주고 오겠다는 내 목표가, 갑자기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나를 사랑해 주었다. 그들의 삶에 불쑥 찾아온 이방인인 나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주고, 웃어주고, 별것 아닌 내가 마치 특별한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눈을 빛내 주었다. 종이비행기 날리기 천 번을 해도 재밌어할 듯 비행기가 날아갈 때마다 비행기를 잡으러 힘차게 뛰쳐나갔다. 내가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들의 노래를 배워간 것인데, 잠보송을 아이들과 함께 부르며 내가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사랑하고 있다고 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순수하게 사랑하고 느리게 꿈을 꿀 줄 아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탄자니아를 사랑하게 되었다.

처음 밟은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설렘과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반가움의 표시로, 우리는 버스 안에서 사람들에게 열심히 손을 흔들었다. 그러던 중 팀원 하나가 손을 흔든 사람에게 욕을 듣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팀원들과 이야기하다가 어쩌면 우리가 이들을 구경거리로 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사해달라고 한 적 없는 사람들에게 인사했으니 인사로 화답하길 기대했던 우리들은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위에 서서 구경하듯 이들을 바라본 게 아닐까.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고 오직 소통에 나의 모든 것을 다하는 낮은 자세, 그런 자세를 갖추기 위해 많은 것을 배웠던 열흘이었다. 우리나라의 개발협력이 얼마나 효과성을 가지고 있나, 많은 의문을 품게 되었지만 내 손으로 더 많은 자유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해보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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