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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2018년 37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케냐 케미가 넘치냐팀 - 단원 우은재
관리자 조회수:1402
2019-04-25 11:07:46


                                                             

 

성장통 

 

케냐를 다녀오고 며칠을 꼬박 앓았다. 나도 모르게 내 몸은 또 한 번 성장통을 지독히 겪어 내었나보다.

 

나는 매우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다. 이런 나에게 대학생 해외 단기봉사는 비전문적 대학생이 열정 하나로 떠나는 얕은 나눔이라 생각했다. 이런 나의 생각은 한국을 떠나는 날 까지도 계속되었다. ‘과연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들이 필요한 것을 내가 주고 올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품고 하루를 꼬박 이동한 끝에 사마리아 학교에 도착했다. 먹고, 씻고, 자는 것 하나부터 열까지 여태 내가 살던 곳과는 달랐다. 한국에선 너무도 당연하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에 적응해 갈 때 쯤, 우리는 아이들을 만났다. 첫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는 어김없이 걱정이 밀려왔다. 혹여 우리의 영어를 알아듣지 못 할까, 아이들이 준비해 온 수업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지만 아이들을 직접 만난 지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느꼈다. 아이들은 수업을 기다린 것이 아닌 한국에서 온 선생님을 기다렸고, 뭔가를 배우고 얻어서 기쁘기 보단 우리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것을.

 

케냐에서의 며칠이 지나고, 하늘 단복을 입은 사람만 보면 너무도 신나서‘잠보!’인사하는 아이들을 보며, 꼭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욕심과 뭔가를 주겠다는 오만한 생각을 조금씩 내려놓았다. 다시 오지 않을 이곳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는 이주 간 아이들과 손을 잡고 춤을 췄고, 오물쪼물 비누를 만들었고, 서로의 이름을 만들어 주었으며 볼과 코, 이마에 스티커를 붙이며 깔깔 웃었고, 운동장에서 온종일 뛰어놀며 함께 땀을 흘렸다. 그렇게 친구가 되었고 함께한 시간이 쌓였다.

 

사마리아 학교에서의 마지막 날은 너무 쉽게 찾아왔다. 만나기 위한 준비는 참 길었는데, 헤어짐은 한 순간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주간의 케냐 봉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봤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이 왜 케냐의 아이들이었을까? 왜 전문 봉사단이 아닌 대학생들을 보냈을까? 정답이 없는 질문이지만, 나의 대답은 찾았었다.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 교육을 해주고, 베풀고 오는 것이 아닌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워 오는,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같이 성장하고, 서로에게 느끼고 배우며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그런 시간이 아니었을까.

 

그걸 깨달은 나는, 며칠 간 그렇게 성장통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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