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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2018년 37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탄자니아B 탄, 탕탕팀 - 단원 이다인
관리자 조회수:1837
2019-04-25 11:33:23


                                                                          
 

아프리카와 ‘소통’한다는 것

 

“아프리카와 소통하라”는 TED 방송 강연자의 말에 나는 아프리카 사람들과 일기를 공유하는 아프리칸 다이어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자물쇠가 달린 교환일기를 절친과 썼던 중3의 나는 소통이란 서로의 일상을 더 깊이 알 때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아프리카의 실상을 알게 되었고 일기를 공유하기에 앞서 일기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임을 깨달았다. 나라의 환경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정치라고 생각해서 대학에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또한, 아프리카 미술전에서 <릴랑가의 페스티벌>이라는 작품을 봤을 때 선명한 색감과 사람들의 흥이 넘치는 모습이 주는 역동적인 에너지에 압도당했다. 릴랑가가 탄자니아 화가라는 점을 알았을 때, 그제야 아프리카라는 큰 대륙에서 탄자니아라는 한 나라가 눈에 들어왔다.

이후 탄자니아를 봉사 공고에서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지원해 합격했다.

탄자니아로 출국할 때 나에게 든 생각은 한 가지였다.

“드디어, 간다!”

 

교육 봉사를 하기 위해 초등학교에 갔을 때 아이들이 뛰어나와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중에는 신기한 한국인이라서가 아닌 나라는 사람을 알아본 친구, 유세라가 있었다. 유세라가 나를 보기 위해 더운 날 축구 경기장 절반을 걸어왔다는 사실에 아직도 코끝이 시큰하다. 유세라와 헤어지는 길, 내가 알려준 포즈를 버스 밖에서 하는 모습에 왈칵 눈물이 났다. 그냥 고마워서.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있는 그대로의 너도 좋다는 메시지를 받은 것 같았다. 한국에선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나’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이미지로 나를 포장하기 바빴다. 그러나 이 친구를 만난 후에는 그런 부담을 내려놓고 온전히 나로 봉사에 임할 수 있었다.

봉사 이전에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그림에서 역동적인 에너지를 발견했음에도 그들을 봉사, 원조를 받는 수동적인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엠베사바 초등학교 마지막 날, 한 학부모님의 연설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 분은 무기력하게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지금 하는 것과 이후 필요한 것을 명확히 해 한국이 파트너로 함께 학교를 개선해나가자고 주장했다. 그 연설에서 강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파트너’라는 단어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후 보건소 건강검진에서는 키, 체중, 혈압, 혈당, 상담을 한국에서 준비해갔는데, 혈당과 상담에 현지 의료진이 참여했다. 혈당에선 한국과 다르게 아프리카에는 두 가지 지표를 사용한다는 점을 배웠고, 상담을 통해 우리의 건강검진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의 지속적인 건강관리에 사용되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현지 의료진과 부스를 함께 만들어가면서 앞서 들은 ‘파트너’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게 되었다.

봉사를 떠나기 전, 내게 소통은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어쩌면 서로의 일기를 물물교환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나의 호기심으로 그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요구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번 봉사를 통해 소통은 서로에게 배우고 함께 만들어가는 데서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아있는 소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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