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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38기 월드프렌즈 베트남 A (우리가 만난 후에) 팀 - 이예은 단원
우리가만난후에 조회수:914
2019-08-04 22:59:25

 

준비된 봉사자,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SDGs)의 실현

 

어린 시절부터 본인의 버킷리스트에는 해외봉사에 도전하는 것이 있었다. 월드프렌즈 38기는 본인이 도전하는 첫 해외봉사로, 단원으로 선발되는 순간부터 봉사지의 현지인들에게 ‘나의 모든 것을 주고 오겠노라’는 포부가 강했다. 또한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인 ‘지속가능한 발전(SDGs)을 고려한 봉사활동’을 내손으로 꼭 이뤄내고 싶었다. 그래서 단순한 놀이를 준비하더라도 봉사단이 떠난 이후에도 아이들이 손쉽게 준비물을 구해 놀이에 사용할 수 있는 놀이를 고민했다. 하지만 현지 환경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준비과정 속에서 이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으며, 이에 준비과정 내내 수차례 어려움에 부딪혔다. 결국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를 접어서 딱지를 만들고 한국의 전통놀이인 딱지치기 게임을 해보는 것으로 수업을 구성했다. 그러나 아픈 아이들이 많았던 현지에서 준비한 수업 내용은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내기 어려웠으며, 이에 수업 내용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현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주고 싶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준비기간. 하지만 준비한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 지난 14일. 봉사활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왔는가?’, ‘준비과정이 너무 소홀한 것 아니었는가?’, ‘목표했던 SDGs를 고려한 봉사활동을 하고 왔는가?’ 그리고 첫 해외봉사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생각하여 스스로에게 울적해졌다.

그러던 중, 사진정리를 하다 우연히 한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게 되었다. 유난히 낯을 많이 가려 엄마 뒤에 숨어서 오던 그 아이와의 첫 만남을 정확히 기억한다. 그림을 그리라고 펜을 쥐어주어도 좀처럼 손을 움직이지 않았고 이에 아이 손에 내 손을 겹쳐서 펜을 잡고 함께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부끄럼이 많던 그 아이는 매일매일 부스에 와서 같은 놀이를 반복하고 갔고, 마지막 날에는 심지어 다른 아이들을 데려오고, 그들에게 활동을 소개하고, 내가 할 일을 도와주기까지 했다. 사실, 봉사를 하던 현지에서는 이 아이의 이런 행동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문득 아이가 매일 부스에 온 것은 단순히 내가 제공한 교육이, 놀이가 흥미롭기 때문이 아니라, 단원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좋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파견지의 아이들에게 우리 단원들이란 어떤 의미였을까? 교육을 제공하는 선생님, 함께 놀아주는 재밌는 언니/오빠, 그리고 어떤 아이들에게는 꼭 닮고 싶은 롤 모델이자 꿈이었을 수 있다. 단원들 개개인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그 세상 속에서 아이들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하나의 창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마치 연륜이 느껴지는 어른을 보고 우리가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배움을 얻는 것처럼, 아이들은 봉사자들과 함께한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느꼈을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봉사지의 환경과 여러 변수. 그 속에서 어떤 가치들을 현지인들에게 전달해야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사전준비는 가능한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최선을 다해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 속에서 불변하는 단 한 가지 가치는 바로 봉사자, ‘나’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본인은 ‘나’자체가 현지에서 여러 가치들을 전달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나’의 언행이 아이들을 감동시킬 수 있고, 아이들의 꿈과 가치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믿는다. ‘나’가 좀 더 발전하여,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을 볼 수 있다면. 그 속에서 아이들이 좀 더 나은 꿈을 꾸고 그들이 사는 지역을 바꾸어 놓는 인재가 된다면. 이것이 바로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주는, 지속가능한 발전(SDGs)의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실현 아닐까? 본인에게 이러한 깨달음을 주신 베트남 후에 지역의 많은 분 들게 감사를 표하며, 지덕체가 더욱 성숙한 내가되어, 많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만한 큰 그릇이 되어, 월드프렌즈 39기에 또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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