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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38기 월드프렌즈 베트남C (하이꾸이) 팀 - 김성근 단원
관리자 조회수:534
2019-09-18 13:59:50

나에게 특수 교육에 대한 의미는 남다르다. 도전의 가치를 일깨워준 페럴림픽이 체육교사의 꿈을 꾸게 한 계기이기도 하고, 예비 체육교사로서 특수 아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도 생각하기 때문이다. 갈피를 못 잡던 삶의 방향을 잡아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특수 아동들에게 봉사를 하고 싶었다. 마침 해외봉사 공고가 있었고 특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베트남 C팀에 지원했다.

14일의 봉사 기간 동안 함께한 모든 사람들에게 최대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었다. 나는 건강을 담당하였고 단원들의 몸의 건강과 더불어 마음의 건강까지 나의 책임이었다. 따라서 매일 아침에 실시하는 체조 시간에 마음을 차분하고 여유롭게 해주는 동작들을 준비해 갔다. 뀌년 앞바다에서 귀를 열고 눈을 뜨면 파도 소리와 함께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우리의 마음속 공간을 넓혀주었다. 확장된 마음속 공간으로 학생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학교로 향했다. 학생들에게는 어떻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오래 고민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즐거움이 바탕이 되면 우리와 학생들 사이의 관계가 더 빨리 가까워 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생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는 수업을 준비해 갔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달랐다.

떨떠름한 표정, 바닥을 향한 시선, 냉랭한 분위기. 내가 속한 학습장애 고학년 반의 첫 수업 광경이다. 관심을 끌기위해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학생도 있었다. 특수 학생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모습이었지만 적잖이 당황했다. 여기서 느낀 최우선 과제는 어서 우리와 학생들과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과 최대한 눈을 마주치고 밝게 웃어주려고 노력했다. 말도 안 통하는 낯선 외국인이 갑자기 다가오면 놀라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은 경계를 풀고 우리에게 웃음을 지어주었다. 오히려 우리의 관계를 스스럼없이 받아준 것은 특수 학생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난히 차가웠던 첫인상과 거리낌 없는 친화력은 상반되지만 하루 새 일어난 일들이었다. 현지 선생님들과 대학생들 역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들의 모습에 깊이 감동했다. 숙소로 복귀하고, 우리와 현지 분들 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대부분의 현지 학생들, 선생님들, 대학생들의 입가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가 밝게 “신짜오”를 외칠 때면 항상 환한 얼굴로 맞아주었다. 그들은 앞뒤를 재지 않고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 밝은 기운에 힘입어 베트남에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해졌다. 그들보다 내가 먼저 행복해진 기분이었다. 그들이 만들어준 행복은 원동력이 되어서 나도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어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굳건해졌다. 노력봉사를 할 때 한 발 더 움직인 것도 이런 이유이다. 일 하는 것이 행복했으며 일의 결과물로 인해 행복해지는 사람들을 보며 행복했다. 특히, 우리가 만든 벽화 앞에서 사진 찍는 학생들을 보면서 정말 뿌듯했다. 체육 수업을 할 때에도 최대한 즐거운 수업을 하려고 노력했다. 어느 날은 농구 수업을 진행 하였는데, 슛을 성공할수록 골대의 높이와 거리를 달리 했다.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성취해 나가는 기쁨을 스스로 느끼게 하려고 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학생들은 웃음으로 화답해 주었다.

그들은 웃음으로만 화답해 준 것은 아니었다. 문화교류 때 청각장애 학생들의 부채춤 공연은 감동을 넘어 감사했다. 한이 서린 가락에 애처로운 몸짓은 우리를 넋 놓게 만들었고, 장애를 넘어선 아름다운 춤 선을 보고 있자니 숨이 조각난 듯이 감격에 사로잡혔다. 이런 공연을 보여줘서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그들과 우리는 공감하였다.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으며 장애는 우리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우리’는 한국인들 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는 모두가 되었다. 이번 봉사를 통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과 결과가 전부 행복이라는 것을 배웠다. 문화교류까지 마치고 나니 첫 인상과 마지막 인상은 역시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슴 벅찬 표정, 마주치는 시선, 정다운 분위기. 14일간 몸담은 희망 특수학교의 마지막 광경이다.

현지 학생들과의 관계와 그들이 선사해준 행복 덕분에 봉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봉사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좋은 만남은 없었을 것이며, 단원들과 함께한 시간 또한 무척이나 소중했다. 행복이 만발하는 봉사의 뿌리를 다른 곳에도 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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