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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39기 월드프렌즈 케냐 (위켄냐) 팀 - 김교비 단원
조회수:251
2020-01-28 00:00:03

 

 

“아프지 않은 사람들도 가면 스트레스 심하게 받고 힘들어하는데 괜찮을까요?" "꼭 케냐까지 가야겠니? 국내에서도 봉사할 수 있는 많은 활동이 있잖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이는 각각 주치의 선생님과 주변인에게 들은 말이다. 나는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를 앓고 있고 이 도전은 어쩌면 나에게 변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알 수 없는 믿음으로 난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합격 연락이 왔을 때 나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정신장애인도 해외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정신장애인이란 이유로 불합격하지 않을까 불안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직접 본 케냐의 환경을 보고 주변에 나비효과처럼 해외봉사도 필요하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도착하고 내가 본 풍경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아이들은 서로 매긴 서열로 우리가 모두를 위해 준비해 온 준비물을 빼앗고 안 보는 새에 폭력을 행사했다. 새치기는 물론이고 우리 단원에게 스와힐리어로 먹고 죽으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나는 이런 케냐 아이들을 보면서 우린 이 아이들만을 위해 지금껏 준비하고 연습했는데 왜 이 아이들은 이렇게 반응하는 것인지 회의감이 들었고 속상했다. 나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월드프렌즈가 대학생 해외봉사를 지원해준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지금 이 곳에 있는가?

그리고 나의 유년기를 추억해보았다. 선생님을 욕하고 뒤에서 장난치는 친구들도 있었고 새치기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으며 친구들 중 값비싸 보이는 탐나는 물건을 훔쳐서 혼나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는 즉, 모든 아이들은 똑같다는 것이다. 이것은 선량한 차별이었던 것이다. 나는 선량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어느 한 순간에는 내가 기대했던 대로 되지 않는다고 그들의 행위가 잘못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다. 봉사하는 곳에서 그런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차상위계층 아이들이 평소에 먹지 못하던 피자를 먹을 때, 브랜드 피자를 먹는다고 돈이 없는데도 아껴 쓸 줄 모른다며 나무랐다는 봉사자의 이야기였다. 당시에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큰 충격을 받았는데, 케냐에 오고 혹시 내가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 아닌지 생각했다. 내가 생각했던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고 회의감이 드는 것은 봉사자의 태도가 아니다. 이는 자만이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고뇌했다. 우리가 준비해 온 교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오만이며 봉사자로서 해야 할 일을 넘어섰다. 물론, 선생님을 괴롭히거나 자기들끼리 때리는 등의 행위는 잘못됐다고 단호하게 알려주고 교정해주는 것은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다. 케냐로 해외봉사를 떠나는 것의 지원 동기는 아프리카 해외기부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한국에 만연하기 때문이었다. "걔네 그렇게까지 못 사는 거 아닌데 돈 받으려고 연기하는 거라며?" 사회복지학과인 나에게 물어보며 다 사기라고 단정 지으며 해외기부 광고에 노골적인 불편한 시선을 드러내던 사람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어떤 환경인지 모르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직접 본 것에 의하면 열악한 환경은 실제로 존재한다. 아이들은 새끼 손톱만한 스티커를 얻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고 신기해했다. 비누도 없었고 수많은 파리들이 그들과 함께했다. 책상과 의자는 부러진 것이 많았고 교실은 잠금장치도 잘 되어있지 않았으며 아이들은 교복이 찢어져있는데도 불구하고 입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부모와 국가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양한 범위에 걸친 봉사와 후원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든, 아시아든, 다른 대륙에 속한 국가이든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는 아이들이다. 많은 기부를 위해서 왜곡 및 과장된 기부 광고는 변화가 필요하지만, 직접 갈 기회가 없고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부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다녀온 우리가 그에 대해 알리는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이번 봉사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정신장애인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희망이 첫 번째다. 난 해냈다. 두 번째, 내가 가지고 있던 은연의 차별과 오만을 느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봉사 대상자에 대한 믿음과 격려가 제일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차후에 계속 이어나갈 봉사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사랑하고 나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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