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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2017년 35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우간다 우키동동팀 - 단원 홍도이
관리자 조회수:1051
2018-03-14 16:10:37

[무중구에서 friend가 되기까지]

우간다의 밤은 온 우주의 별빛이 빛이 없는 어둠의 땅을 비춘다. 그 수많은 별들을 눈에 담으며 잠들어서 일까, 난민캠프 아이들의 눈엔 슬픔을 삼켜버리는 땅의 별이 담겨있었다.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과 좌절감으로 울면서 잠드는 날이 늘어갈 무렵, 학교 홈페이지에서 다음날이 마감인 해외봉사 공지를 보게 되었다. 봉사 경험이 없던 나에게 아프리카 행 비행기에 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공을 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아이러니하게도 죽을 만큼 미웠던 전공 덕분에 IT팀으로 우간다행 비행기에 올랐다.

낯선 동양인과의 어색함 때문이었을까. 마가마가 친구들은 처음 배우는 포토샵을 굉장히 어려워했지만 우리에게 선뜻 질문을 하지 못했다. 결국 보조교사 3명이 한명씩 봐주었고 덕분에 우리의 어색함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어색함이 사라진 자리엔 정(情)이 무섭게 비집고 들어왔다. 우리는 보통의 친구처럼 되어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굉장히 똑똑하고 착하고 희망을 품고 있었다. 전쟁의 공포가 그들을 잡아먹지 않은 것에 대해 나는 그들이 믿는 신께 처음으로 감사 인사를 드렸다.

IT가 하루 쉬는날 Save the children학교에 갔다. 작은 체구의 아이들이 ‘마담’이라며 나를 불러주는 목소리가 너무 따듯해서, 흙먼지로 더렵혀진 내 손을 아무렇지 않게 잡아주어서 너희가 불행할거라고 생각했던 알량한 내 자신이 참으로 부끄러웠다.

포리지를 식혀주려고 간 건물 뒤편 에서 난 세상에 대한 온갖 원망을 간신히 억누른 뒤 팀원들의 놀란 얼굴 앞에서 모든 걸 토해낼 수 있었다. 내 허리쯤에 간신히 오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주린 배를 뒤로하고 저보다 더 어린 동생을 위해 대여섯 명이서 자신의 죽을 조금씩 모아 먹이는 모습은 마치 다른 세상을 훔쳐본 것 같은 충격을 주었다. 아무도 주라고 시키지도 않았고 아무도 거부하지 않았다. 이 착한 아이들 앞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몰래 눈물을 훔치는 것뿐이었다.

조용한 난민캠프의 밤을 새면서 우연처럼 참여했던 해외봉사에서 마치 필연처럼 꿈이 생겨버렸다. 아프리카의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보급형 태양열 컴퓨터를 만들자. 지금의 너희가 커서 전기가 없어도 태양이 광활하게 내리쬐는 아프리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너희들의 손을 잡아주려고 갔던 아프리카에서 먼저 내 손을 잡아주고 보잘 것 없었던 내 자신을 누구보다 아껴준 너희들을 위해 말이다.

스물셋 인생에서 가장 큰 울림을 선사해주고 꿈을 갖게 해준 대사협께, 세상의 지식을 가르쳐주러간 우리들에게 자신들의 세상을 알려준 우간다 아이들에게, 동고동락한 우리 팀원들, 존경하는 선생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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