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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2017년 35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우간다 우키동동팀 - 단원 김솔빈
관리자 조회수:1225
2018-03-14 17:31:29

[참된 시간의 의미]

내 생애 첫 해외봉사인 이번 우간다 UN 난민촌에 가기 전 해외 봉사에 대한 기대도 많았고 그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또한, 그만큼 잘해보고 싶은 욕심도 많았다. 그래서 내 능력 그 이상을 준비하려다 보니 심적인 부담과 스트레스가 나를 더 옭아맸다. 부모님은 짧은 단기봉사로 그 아이들의 삶이 크게 바뀌지 않을 거니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때까지도 나는 내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마음의 여유도 찾지 못한 상태로 그렇게 우간다로 떠나게 되었다.

첫날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놀면서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전자기기 없이 아이들과 시끌벅적 뛰놀고 나니 이미 신발 밑창이 거의 다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모든 게 다 즐겁고 재미있었던 하루였다. 첫 수업을 시작하기 전 아이들에게 명찰을 나눠줄 때, 교실을 찾아줄 때 그때까진 설레고 수업에 대해 기대가 컸다. 그런데 막상 첫 수업을 하고 나서 아이들이 어려워졌다. 가장 나이가 어린 red반 아이들은 영어를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 의사소통이 어려웠고, blue반 아이들의 활기찬 에너지는 내가 통솔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고학년인 purple반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들이 나에게는 조금은 무섭게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첫 수업을 하고 나서 걱정이 많아졌다. 이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가까워질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때 같은 보건 팀 친구들이 많은 힘이 되었다. 내가 주교사인 날에는 수업에만 집중 할 수 있게 내가 통솔하기 어려운 아이들은 대신 맡아주었다. 그렇게 같은 조원들의 도움 덕에 8일 동안 수업을 잘 끝낼 수 있었고 어려웠던 아이들에게도 마음을 열고 더 친해질 수 있었다.

봉사 하면서 뿌듯한 적도 많았다. 포리지 배급을 하면서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비누를 사용하여 손을 씻을 때 매우 보람찼다. 매일 아이들의 손을 씻겨주고 설거지를 하면서 손이 텄지만 ,보건수업의 의미를 다시 되새길 수 있는 하루하루였다. 그리고 키리얀 동고에서의 마지막 날 간호학과 학생들만 난민촌 내의 HEALTH CENTER 산부인과에 가게 되었다. 수술을 위한 장갑, 약물보관을 위한 아이스박스, 거즈와 같은 최소한의 위생만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가운과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한 우리가 너무 과잉으로 위생수칙을 지키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만큼 매우 열악한 시설이었다. 면도칼로 탯줄을 자르고, 아이를 낳고 피가 새는데도 걸어 나가는 산모의 모습들을 보며 한국의 의료수준에 감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UN 난민촌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일들이 그저 흔한 일상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더 안타까웠다.

키리얀 동고에 와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들은 한국에선 당연시 하던 일상의 모든 것들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스위치를 켜면 나오는 불빛들, 수도꼭지 틀면 나오는 물, 깨끗한 침대, 밥 한 끼가 이곳에서는 흔한 일상이 아니다. 매일 일어나는 정전, 하루에도 몇 번씩 길러오는 물, 개미 떼가 바글거리는 집, 한 끼를 먹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일들이 UN난민촌의 일상이다. 이곳에서 나는 욕심을 버리는 법, 완벽하지 않더라도 행복하게 사는 법, 삶의 여유, 그리고 최소한의 것들로도 풍족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아마 혼자였다면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였기에 더 많이 배우고 값진 교훈들을 얻게 되었다. 비록 짧은 2주간의 단기봉사가 아이들의 삶을 바꾸기엔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을지라도, 나를 되돌아보고 바꾸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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