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참여

활동후기

게시글 검색
[해외프로그램_단기] 2017년 35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우간다 우키동동팀 - 단원 하윤정
관리자 조회수:1136
2018-03-14 17:32:47

[같은 위치에서 사랑하는 방법]

같은 위치에서 사랑한다. 이 말은 약자를 약자 그대로 존중한다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는 조금 벗어난 말입니다. ‘난민’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저에게 난민이란 나라를 떠난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전부였습니다. 난민에 대한 교육을 듣고 나서, 살기위해 다른 나라로 올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치적, 권력적 싸움에 치여 목숨을 걸어서라도 나올 수 밖에 없는 처절한 상황을 보았습니다. 난민 아이들은 그 중 부모님을 잃거나, 가족들과 떨어지게 되는 상처를 받고 있었습니다. 교육을 준비하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조심스럽게 느껴졌고, 걱정스러웠습니다. 이미 상처가 큰 그들에게 ‘맘껏 사랑하고 와야지’ 라는 저의 다짐은 일방적이고 이기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아이들은 걱정과 달리 꽤 밝았습니다. 그중에 물론 낯을 가리고 멀리 있던 아이들도 많았지만 수줍어하면서도 인사해주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7살인 아이가 2살 또는 3살짜리 동생을 업고 다녔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아이들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아이들의 상황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동생들을 먼저 챙기고 서로를 도울 줄 아는 아이들의 따듯한 마음, 먼저 베풀고 사랑할 줄 아는 그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아낌없이 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외된 약자라고 여겨진 그 아이들은 서로를 돌볼 줄 알았고, 도울 줄 알았습니다. 제가 했던 모든 고민과 생각이 깨지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누군가가 자신들을 사랑해주고 응원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저의 걱정과 고민을 내려놓고 먼저 마음을 열고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웃고, 함께 춤을 추며 장난을 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먼저 손을 잡아주는 아이들, 팔짱을 끼는 아이들이 생겼습니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갈 때 아이들도 그 마음을 알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들과 헤어질 때 내년에도 또 오냐는 질문과 언제 다시 오냐는 질문에 확실히 대답할 수 없어서 너무나 미안했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사실상 9일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에 나에게 더 큰 사랑을 준 아이들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같은 위치에 있다는 것, 약자를 약자대로 존중한다는 것은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보다는 먼저 다가가서 안아주고 손잡아주는 것이라는 저만의 정의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어떤 꿈과 사명을 가지고 직업을 선택해야하는지 다짐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요즘 사회에서는 이기적인 것이 당연합니다. 같이 가는 것을 어리석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같이 갈 때, 서로를 존중해 줄때 누릴 수 있는 아름다움과 행복은 물질적인 만족과 권력으로 비교할 수 없음을 더욱 느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과 도움들로 아름다움과 행복을 나누고, 이를 철철철 흘려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2주라는 우간다의 시간은 제 삶에서 정말 가장 의미있고, 변화를 꿈꾸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0]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