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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2017년 35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인도네시아 인연팀 - 단원 김지원
관리자 조회수:1333
2018-03-14 17:46:15

‘그렇다면 간호와 봉사활동의 차이점을 말해줄 수 있나요?’대사협 해외봉사 교내면접 중 병원 실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받았던 질문이다. 생각지 못했던 질문이라 당황해 애써 태연한척 둘은 엄연히 다르다고 두루뭉술하게 대답했다. 면접에 합격해 기쁜 와중에 부족했던 대답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출발하던 날 눈 쌓인 활주로를 보며 생에 첫 해외봉사인 이번 경험이 내게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가르쳐주길 바라는 두근거림을 안고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보건교육조장이었던 나는 조원들과 국내교육 때부터 꼼꼼한 스크립트 피드백을 진행해 큰 걱정 없이 첫 수업에 들어갔다. 첫 수업은 음식과 영양에 대해 알려주고 젓가락질 체험을 하는 수업이었다. 잠깐의 이론 설명 동안 자유분방한 아이들을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워 조원 모두 첫날부터 진이 빠졌다. 충격의 시간도 잠시, 다시 긴 피드백이 이어졌다. 학교의 상황에 맞게 스크립트를 수정하고 수업진행과정을 재배치했다. 그리고 이어진 이 닦기 수업. 직접 이 모형도 그리고 모든 걸 탄탄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양치체험 중 치약이 매워서 치약을 빨리 뱉어버리는 친구들이 생겨났다. 그 때 느꼈다. 나는 수업을 잘 하려고만 했지 아이들을 마음으로 대하며 준비하지 않았다는 걸. 그리고 교만했다는 걸. 낙후된 지역이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한 것을 가져가서 주면 다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들보다 낮은 마음과 눈높이로 모든 것을 바라봤어야 했다. 알코올향이 많이 나는 손소독제, 관리하기 힘든 재활용품 화분, 어린아이들이 삼키기 어려운 구충제 등 준비할 때 마음을 담지 않았던 부분들이 계속해서 아쉬웠다.

그 뒤로 조원들과 함께 이미 가져온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한 마음을 담아 수업준비를 하자는 마음을 가졌다. 그러다 보니 작은 설명하나를 할 때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덧붙이고 조금만 시간이 남아도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레크레이션을 진행하며 미안한 마음을 채워나갔다. 다른 조들이 모두 들어간 밤에 수업교구를 만들 때는 피곤하기도 했지만 다음날 아이들이 눈을 빛내며 수업을 듣고 감정을 이입해 이해하는 모습을 보면 전날의 피곤함이 싹 사라졌다. 수업이 일찍 끝나면 목이 쉬도록 박수를 치고 춤을 추며 함께 놀았는데 아이들이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 내 목소리 하나정도는 잃어도 좋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마지막 문화교류 날, 모든 행사가 끝나고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을 보며 부족한 마음에도 우리에게 사랑을 준 아이들이 고맙고 너무 미안해서 마음이 시렸다. 쉽게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아이들을 마지막에 꼭 안아주면서 고맙다는 진심을 전했다.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통했을 때의 행복함과 감동을 가르쳐준 파툭2번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커다란 감사함과 사랑을 전하고 싶다. 사랑을 주러가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온 것 같아 아쉽고 미안하지만 이런 마음 때문에 앞으로도 봉사를 계속 할 것 같다. 앞으로의 봉사에서는 그 어떤 것보다 사랑과 진실 된 마음을 먼저 준비할 것이다.

이제 너무도 어려웠던 질문인 간호와 봉사의 차이점에 대해 답해보려 한다. 간호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봉사는 사랑을 바탕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것 같다. 분명히 다르지만 봉사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간호한다면 더 좋은 간호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평생 가져야할 소중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게 해준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와 전주시자원봉사센터 그리고 우리 팀의 소중한 인연들에게 진심을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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