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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38기 월드프렌즈 마다가스카르 (널만나 좋다마다) 팀 - 김낭경 단원
관리자 조회수:1029
2019-09-18 11:37:17

내 나이 서른 살. 하던 일을 그만두고 다시 선택한 간호학과의 길은 생각보다 버거웠다. 매 학기 몰아치는 학업량과 동기들과의 치열한 경쟁은 나의 몸과 마음을 메마르게 했다. 내가 왜 간호사의 길을 선택했는지 후회가 밀려왔고 그렇게 하루하루 버텨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38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고 이곳에서 그 해답을 찾고 싶었다.

 

드디어 마다가스카르로! 메마른 땅과 환한 미소

아프리카! 상상력을 자극하는 곳.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아프리카를 가게 된 순간 설렘으로 가득하였다. 팀원 중 가장 맏언니라는 사실은 왠지 모를 부담감을 안겨주었지만 다신 오지 않을 것 같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마다가스카르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우리 팀은 수도인 ‘안타나나리보’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마다가스카르는 영화 ‘마다가스카’처럼 울창한 수풀이 아니라 듬성듬성 보이는 나무들과 말라버린 강, 적토로 가득한 메마른 땅이었다. 이동하는 차안에서 창 밖으로 마주친 마다가스카르의 사람들은 낯선 우리들을 보며 환한 미소와 함께 먼저 손을 흔들어주었다.

 

마다가스카르의 의료현실과 감사하는 마음

보건소 환경미화를 하게 된 날, 간호학과인 나는 마다가스카르의 의료환경을 접한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도착하고 보니 보건소는 그야말로 한 숨만이 가득한 곳이었다. 채석장 주변에 위치한 보건소는 페인트가 벗겨진 문짝과 잠금 고리마저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더욱이 환자들을 위한 침상 매트리스는 삭아있었고 안의 시설들은 대부분 녹이 슬어 있었다. 1만 6천여명 정도의 지역주민들이 이용한다고 하기에는 매우 열악하였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오랫동안 의료활동을 해오신 지부장님께서는 오지에서의 의료사정은 더하다고 하셨다. 의사도 약도 전혀 접해보지 않아 아프면 저주에 걸렸다 하여 무당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마다가스카르의 진짜 현실이었다.

보건소에서 페인트 도색을 위한 사포질과 페인트칠을 하며 조금이라도 개선된 환경에서 사람들이 진료를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단원들과 하나가 되어 움직였다. 그런 우리의 서툰 손길에도 감사해하시는 보건소장님의 얼굴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봉사

교육봉사를 위해 찾아간 암파나토바나 초등학교 학생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주었다. 사실, 교육봉사는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학년별로 수준을 다르게 하는 것과 학생들이 우리를 잘 따라와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설상가상 빔프로젝터 문제로 전날 급하게 교육 자료를 수정하는 일까지 생기면서 현지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많이 발생한다는 PM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다행히 교육은 무사히 진행되었고 무엇보다 같은 교육팀원들이 아니었다면 절대 혼자로 해낼 수 없었을 것 같았다. 자료수집 王 윤지, 컴퓨터 박사 홍빈,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준 치은이, 서투른 영어에도 척하고 알아준 통역사 Floria, 우리를 믿고 따라와 준 학생들까지. 봉사 마지막 날 학생들이 보인 아쉬운 작별의 눈물은 내게 혼자가 아닌 함께였다는 것을 알게 해준 소중한 만남이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배운 미덕

2주간 봉사를 하며 만난 팀원들과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은 내게 이런 질문을 던져주었다. ‘좋은 옷, 깨끗한 물과 음식을 먹고 사는 나는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남을 시기질투하고 스스로 선택한 길조차 힘들다며 회피하고자 했던 나의 마음이 오히려 나를 갉아먹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낯선 사람에게 먼저 수줍게 인사하는 용기, 받은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아는 겸손. 이별에 눈물로 아쉬움을 전하는 순수함. 혼자가 아닌 함께 라는 것을 알려준 동생들. 모두가 내게 가르쳐준 미덕이었다.

 

마다가스카르는 내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었다. 마음을 함께하는 간호사, 상대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간호사가 되고 싶다. 나는 새로운 꿈을 꾸게 해준 이곳에 다시 올 것이다. 그리고 이 마음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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