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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2018년 37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캄보디아 드림캄트루팀 - 단원 황영우
관리자 조회수:1091
2019-04-25 10:49:20


 

문신

 

뜨거운 햇빛에 그을린 흔적이 문신처럼 내 몸에 남았다.

 

해외봉사활동에 신청할 때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하나의 경험 내지는 졸업을 위한 봉사활동시간. 건강한 정신과 신체만 믿고 캄보디아에 뛰어들었다. 출국 전 국내교육은 학기 중 2회 이루어졌으며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나는 물론이고 여러 친구들의 볼멘소리를 들었다. 나보다 어린 팀원들이 주를 이루었으며 동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여러모로 부정적인 생각이 교육 전부터 교육 내내 자리잡았다. 교육이 끝나고 집에 와서 환불규정을 확인할 정도로 부정적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3차교육, 출국일이 되었고 친해지기 힘들거라 생각했던 팀원들과 해외봉사, 출국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설렘을 나눴다. 그리고 캄보디아에 도착. 후텁지근하고 답답한 분위기가 내 주위를 맴돌았다. 밤이었지만 더웠고 건기였지만 습했다.

처음 학교에 들어가던 순간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마치 이미 오래 전 알던 반가운 사람을 만난다는 듯이 반겨주는 아이들. 처음엔 고마웠고 그 다음엔 안쓰러웠다. 첫날부터 나는 마지막날을 걱정했다.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팀원들과 선의의 언쟁을 벌였다. 마음 속으로 너무 고마운 마음이 컸다.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이렇게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피드백을 한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그렇게 준비된 수업을 하루하루 진행하며 우리는 고운 정 미운 정 다 든 과학조가 되었고 매일 오는 회의시간은 웃음이 넘쳐났다. 비록 둘쨋주에 예기치 못하게 팀원의 세 명이 빠지는 일도 있었지만 그 날 오히려 남은 조원들이 두 명 몫을 해주어 문제없이 잘 헤쳐나갔다. 사람에게 정이 생기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팀원들은 물론이고 아이들 또한 날이 지날수록 몇 명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잘생긴 얼굴의 위떼, 미국 가수를 닮은 위섯, 항상 머리에 무스를 바르고 멀끔하게 다니던 완타이, 블랙핑크의 뚜두뚜두를 몹시 잘 따라하던 리사 등 특히 한국 선생님들을 좋아하고 따르던 아이들이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마음을 담아 그들과 소통했고 공감했다. 그들도 그랬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니, 그 아이들은 매 순간 진심없이 우리를 대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우리보다 더 뜨겁게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에게 봉사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의 등굣길을 마중하고 하굣길을 마중했다.

지내다보며 팀원들끼리 자주하던 말이 있다. ‘정말 조금만 도와주면 너무 잘할 수 있는 아이들인데...’실로 그러했다. 누구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누구보다 철봉을 잘 타던 아이, 누구보다 노래를 잘 부르던 아이. 내가 감히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내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계속 도움을 주고 싶어 이메일을 편지에 담아 몇몇 아이들에게 주었다. 뜨거운 열정과 눈부신 재능을 가진 태양같은 아이들. 뜨겁게 우리를 비추던 태양보다 그 아이들의 열정과 재능이 더 눈부시고 뜨거웠다.

 

뜨거운 햇빛에 그을린 흔적이 문신처럼 내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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