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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_단기] 2018년 36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캄보디아B 캄한청바지팀 - 단원 이준섭
관리자 조회수:815
2019-04-24 17:10:11

나를 바꾸게 된 기회. 
 

난 몹시 지쳐있었다. 제대 후 학업을 따라가기 위해 학교와 집밖에 다니지 않았고, 인간관계의 허무함을 느끼고 인맥을 정리하고 있었다. 인간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학업에만 열중하는 것이 멋있는 것이고 합리적인 판단이라 생각했지만, 의욕은 이내 금방 사라지고 말았고, 슬럼프에 빠졌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너무 따분했고, 목적없이 무언가에 집중한다는 것은 억지였다. 생각을 정립하고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어야 했다.

그동안 마음의 위안, 인간관계, 명예를 위해서 이타적인 활동을 해왔다. 다른 봉사자들이 흔히 추구하는 세계평화, 세계시민의식, 인류애는 나에게 먼 얘기였고, 그것이 날 캄보디아까지 오게 할 동기가 될 수는 없었다. 난 해외봉사를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였다. 대학생을 중 인류애를 가지고 봉사의 참된 의미를 위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은 희박하리라 생각했고. 시간과 돈에 여유있는, ‘있는 자’들의 허세, 친목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알고 싶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해외봉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사실인지, 왜 어떤이들은 인생을 바치면서 까지 봉사에 매달리는지, 나도 해외봉사를 갔다오면 그들을 이해하고, 내 인식을 바꿀 수 있는지 궁금했다. 경제학과에서 배운 바로는 경제학이란 사람의 행동근거를 설명하는 학문이나, 봉사는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실제로 서적에도 그렇게 나와있다. 그래서 난 봉사행위에 대한 행동근거를 찾고 싶었고,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기회는 지금이 아니면 영영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교육봉사, 현지인들과의 노력봉사를 진행하며, 내가 그동안 찾던 답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의 별것도 아닌, 교육이라고 볼 수 없고 놀아주는 수준일 수 있는 작은 행동에도 아이들은 행복해했다. 실질적인 도움만이 봉사라고 생각했던 나는,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덩달아 행복해졌다. 현지어를 못해도 감성을 공유하고 서로가 즐거웠기에 보람찼다. 현지인들과 함께 마을의 도로를 포장하는 작업을 했다. 마치 나도 이 마을의 한 구성원이 된 것 같았고, 단순 노동이였기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행위라 생각해 열심히 작업에 임했다. 그러나, 나의 능률이 어느수준이던 간에 그들은 우리 팀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했고, 즐거워했다. 우리에게 능률은 우선순위가 아니였던 것이다. 함께하고 도와준다는 마음자체가 봉사였던 것이다. 함께 일하다 보니 그들을 조금 알 것 같았다. 관광지에서 현지인과 여행자로 만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만남이였다. 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내가 그동안 경제적으로만 봉사를 바라보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저것 따지는 것을 떠나, 서로가 고마워하고, 행복해하면 그게 봉사 아니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전문지식도, 경제적 능력도 없다.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건 서툰 몸짓에 지나지 않는데, 이런 행동에도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 자체가 감격이였다. 어떤 과정이건, 어떠한 도움이건, 모두가 행복하자고 하는 것이 봉사라 생각했다. 이래서 봉사를 여러번 가는 사람들이 있고, 봉사자라는 직업이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고, 지금 느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사랑받은만큼, 나도 그들을 위해, 움직였고, 앞으로 내가 2주동안 입은 은혜를, 다 갚아가고 싶다. 너무 행복했고, 앞으로도 함께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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