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참여

활동후기

게시글 검색
[해외프로그램_단기] ​2018년 36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탄자니아 탄탄대로팀 - 단원 변요섭
관리자 조회수:1021
2019-04-24 17:45:49

                                                         

 

14일동안 나만의 발견

 

 

지금까지의 인간관계와는 전혀 다른 전국 곳곳에서 모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느낀 게 많았다. 나는 우선 1차 국내교육 일정을 소화하기 전부터 ‘잘 해낼 수 있을까, 팀원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걱정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인간의 모든 고민과 걱정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아들러의 가르침도 생각난다. 나 또한 인간관계의 두려움 때문에 1차 국내교육을 치르기도 전에 걱정부터 했었으니까.

 

평소 낯가림이 심한 내가 국내 교육, 그리고 파견생활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너무나 컸다. 하지만 거의 모든 단원이 내게 먼저 다가와 주어 적응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들에게 너무 고맙고 개인적으로 부끄러운 마음이 있다. 아들러의 입장인 목적론에서 보자면 나는 내가 그들을 기피하려는 목적이 있어서 그들을 기피했던 것이었다. 그 목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우선 내가 팀원들과 관계 맺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자극과 배움의 자세였다. 대부분의 팀원이 지금까지 내 곁에 있던 사람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의 에너지와 열정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교육프로그램을 스스로 기획하고 문제 발생 대처 능력과 상황 해결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나도 자연스럽게 그곳에 녹아 들어가 그들 중 더욱 더 모범이 될 만한 팀원을 흉내 내기도 하고 많은 질문을 통해 피드백도 받았다.

 

나는 살아오면서 많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강렬한 느낌을 받은 관계는 없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위치에서 살아오다가 보잘 것 없는 내가 어느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과 함께 젊은이의 순수한 온정을 실현하기 위해 한곳에 모였다. 관계의 질과 지속성은 함께 지내온 시간이 아닌 관계 속에 있는 신념, 가치관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우리는 어쩌다 36기 단기 해외봉사에 지원하게 되어 우연히 만나게 되었지만 하나의 같은 마음으로 만났기 때문에 진짜인연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들에게서 받은 자극과 배움의 자세, 강렬한 인간관계 속에서도 나는 사실 한동안 나를 꼭꼭 감추는, 즉 자기개방을 안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이 관계말고도 거의 모든 관계에서 그래온 것 같다. 그렇다면 아까의 질문에서 나는 왜 그들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고 그들이 먼저 다가와 주길 바라는 소극적이며 수동적인 자세를 취했을까? 목적론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나의 성격이 아니라 그것이 나에게 이득이기 때문인데 과연 어떠한 이득이 있기에 그랬을까?

 

내가 그들과 함께 해온 시간 그리고 이 글을 쓰며 느끼는 것은 낯가림이 심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먼저 다가 와준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런 노력 없이 그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정신적 에너지 소비 없이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나는 팀원과 관계 맺으며 가장 크게 경험하고 느낀 것은 바로 ‘내가 왜 그동안 인간관계에 방어적이었느냐’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 우리는 우연히 만난 것이지만, 어쩌면 반드시 만날 인연이었고 그것이 지금이었던 것뿐이다.

 

 

댓글[0]

열기 닫기